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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전반 (Finance)/▶일반소식

반도체 산업의 심장을 보다, 세미콘 코리아 (SEMICON Korea) 2026 참관 후기

by MK 리서치 2026. 2. 13.

세미콘 코리아 2026과 반도체를 형상화한 썸네일 이미지
나노바나나 생성이미지

 

매일 쏟아지는 반도체 뉴스 속에서, 텍스트가 아닌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코엑스로 향했습니다. 저는 2026년 2월 12일에 방문했는데요, 세미콘 코리아(SEMICON Korea) 2026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대한민국 산업의 최전선을 확인하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현업 엔지니어부터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 그리고 미래의 반도체 역군을 꿈꾸는 학생들, 취업준비생까지. 모두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저는 단순히 어떤 기업이 나왔는지를 구경하는 것을 넘어 실제 팹(Fab)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작동하는지 그 생태계를 분석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참관했습니다.


1. SEMICON Korea 2026 개요 : 역대급 규모

올해 행사는 명실상부한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전시장 맵을 확인해 보니, 기존의 Hall A~D를 넘어 Hall E그랜드 볼룸, 플라츠(Platz), 아셈 볼룸까지 코엑스 전관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 일시 : 2026년 2월 11일(수) ~ 13일(금)
  • 규모 : 참가 기업 536개 사, 부스 개수 2,409개
  • 장소 : 서울 코엑스 전관 (Hall A, B, C, D, E 및 각종 볼룸 포함)

💡 내년 세미콘 관람 Tip :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마지막 날은 4시 마감)입니다. 전시장이 1층(Hall A, B)부터 3층(Hall C, D, E)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동선을 미리 짜지 않으면 체력 소모가 상당합니다. 특히 3층 Hall E와 컨퍼런스 룸까지 꼼꼼히 보시려면 편한 신발은 필수입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6 입구 사진


2. 글로벌 기술의 향연 : AI 시대를 위한 속도전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 것은 역시 글로벌 장비 기업들이었습니다. 나노 단위의 미세 공정을 다루는 이들의 기술력이 없다면 AI 반도체도 존재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 자이스 (ZEISS) & 텔 (TEL)

ASML의 EUV 노광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광학 시스템을 공급하는 자이스는 반도체 미세화의 '눈'을 담당하는 기술적 위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거대한 부스를 차린 도쿄일렉트론(TEL) 역시 트랙(Track)부터 식각(Etch)까지 전 공정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로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 램리서치 (Lam Research)

인상적이었던 점은 램리서치의 행보였습니다. 화려한 장비 전시 대신 프라이빗한 미팅룸을 운영했는데, 입구에 적힌 "Increasing velocity for the AI era"라는 슬로건이 강렬했습니다. AI 시대를 맞아 공정의 속도와 수율을 혁신하겠다는 자신감을 은유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라 해석됩니다.

 

이 외에도 증착(ALD)의 강자 ASM, 이온 주입의 악셀리스(Axcelis), 계측과 에너지 솔루션을 아우르는 히타치(Hitachi) 등 글로벌 밸류체인의 핵심 기업들이 총출동하여 기술의 향연을 펼쳤습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6 TEL 부스
세미콘 코리아 2026 ASM 부스


3. K-반도체의 허리 : 든든한 생태계와 국산화의 자존심

글로벌 공룡들 사이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도 확실했습니다. 과거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영역을 국산화하고, 이제는 글로벌 표준을 제시하는 'K-반도체'의 저력을 확인했습니다.

  • 세메스 (SEMES) : 부스 상단에 적힌 "Korea's No.1 Semiconductor Equipment Leader"라는 문구처럼, 국내 장비 업계 맏형으로서의 위용을 과시했습니다.
  • 원익 (WONIK) : 가장 시선을 사로잡은 부스 중 하나였습니다. 부스 외벽을 감싼 초대형 LED 스크린에서 거대한 고래가 유영하는 영상이 압도적인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원익IPS, QnC, 머트리얼즈 등 계열사가 총출동하여 장비부터 소재·부품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밸류체인을 시각적으로 잘 풀어냈습니다.

이 밖에도 CMP와 세정 장비의 강자 KC텍,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를 아우르는 AP시스템 등이 한국 반도체 제조 경쟁력의 근간임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6 원익


4. 공정의 디테일 : 인프라와 히든 챔피언

반도체 공장은 메인 장비만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완벽한 공정 환경을 조성하는 인프라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율을 책임지는 기업들의 중요성도 이번 전시에서 크게 다가왔습니다.

 

🔧 팹(Fab)의 혈관과 폐, 인프라 기업

  • 엘오티베큠 (Lot Vacuum) : "Leader Of Technology Vacuum"이라는 슬로건 아래, 미세 공정의 필수 조건인 '진공' 환경을 책임지는 건식 진공 펌프 기술력을 강조했습니다.
  • 한양이엔지 : "Become our partner to grow to..."라는 메시지와 함께, 팹 내 화학 물질을 안전하게 공급하는 CCSS 시스템을 선보이며 거대한 공장의 '혈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 지속 가능성과 디테일의 싸움

  • 디스코 (DISCO) : 단순히 자르고 깎는(Dicing/Grinding) 기술을 넘어 "Sustainability & BCM"과 "Carbon Neutrality 2050 (Scope 1+2+3)"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HBM 공정의 핵심이면서도, 탄소 중립이라는 글로벌 과제를 선도하겠다는 1등 기업의 여유와 비전이 돋보였습니다.
  • 삼익THK & 이화다이아몬드 : "World Class Creative Value Creator"를 표방하는 삼익THK의 이송 시스템 과 이화다이아몬드의 초정밀 공구는 '작지만 없어서는 안 될' 공정의 디테일을 완성하고 있었습니다.

세미콘 코리아 2026 세메스 부스
세미콘 코리아 2026 엘오티베큠 부스


5. 참관 총평 : 반도체는 '종합 예술'이다

이번 세미콘 코리아 2026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연결(Connectivity)'과 '디테일(Detail)'이었습니다. 반도체 칩 하나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설계를 현실로 만드는 노광 기술, 원자를 쌓고 깎아내는 공정 장비, 이를 뒷받침하는 소재, 그리고 공장 전체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인프라가 톱니바퀴처럼 완벽하게 맞물려야 합니다.

 

현장에서 느낀 핵심 인사이트

  1. 공정의 재현성 : 장비사는 단순히 기계를 파는 것이 아니라, 수만 번을 반복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오는 '신뢰성'을 팝니다.
  2. 지속 가능성 : 디스코(DISCO) 부스에서 보았듯, 이제 반도체 장비도 성능을 넘어 '탄소 중립'과 '에너지 효율'이 필수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책상 앞에서의 뉴스 스크랩도 좋지만, 이렇게 현장에 나와 2,409개의 부스가 뿜어내는 치열한 열기를 직접 느껴보는 것이야말로 진짜 '산지식'이 아닐까 합니다. 내년에는 또 어떤 기술적 진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